
12살 첫 생리를 시작할 때 건네받았던 '패드형 생리대'. 그 이후로 21살까지 쭉 패드형 생리대만 썼었다. 그러다 물 안에서 일하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생리기간에도 물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생리용품인 '탐폰'을 알게 되었다. 생리를 하는데도 물에 들어갈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정말 편리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생리용품이 있는데 내가 알아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생리용품의 세계!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여러 종류의 생리용품과 그것의 장단점에 대해 쓰려고 한다.

1. 패드형 생리대
패드형 생리대는 사용하기 간편하며, 생리 접착면을 팬티 안쪽에 부착해서 사용하면 된다. 생리량에 따라 크기가 다양하고, 2-4시간에 한번 교체해 주어야 한다. 막 포장에서 벗겨낸 생리대라도 그 특유의 생리대 냄새가 나는데, 생리대 + 생리혈 + 땀이 합쳐지고 시간이 지나면 좋지 않은 냄새가 나고, 살에도 그 냄새가 밴다. 하지만 몸에 넣지 않아도 되고, 간편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 구입한 생리대를 착용했는데 접촉한 부분이 차가워지는 파스를 붙인 것처럼 시원해지길래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2. 면생리대
세탁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생리대로, 플라스틱이나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환경오염이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에게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이 된다. 나도 학창 시절 아토피가 심해서 어느 날 엄마가 면생리대를 주셨었다. 착용했을 때 패드형 생리대와는 다르게 뭔가 옷을 입는 듯한 포근함이 있었고, 정말로 생리대 냄새는 하나도 나지 않았다.
하. 지. 만.
일회용 패드는 흡수체가 피를 빠르게 흡수해 주는 반면 확실히 면생리대는 그 축축함이 조금 오래갔다. 그리고 부피가 좀 있고 팬티에 딱 달라붙어있는 게 아니라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면 휙 돌아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면생리대의 치명적인 단점은 직접 손빨래를 해야 한다. 피를 잔뜩 머금은 저 생리대를 곧바로 세탁기에 넣을 순 없다. 일단 피가 잔뜩 묻은 생리대를 차곡차곡 접어 보관함에 넣어 다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물에 불려서 한동안 둔다. 시간이 지난 뒤 보면 피가 물밑으로 가라앉아 있다. 그 다음은 남은 얼룩을 지우기 위해 문질문질해야하는데 아무리 열심히 빨아도 모든 피 얼룩을 빼기는 어렵다. 그리고 세탁할 때 쓰는 물의 양이나 세제 또한 환경에 그리 좋지 않아보인다.
3. 생리팬티
생긴 건 그냥 팬티인데 안감처리를 해서 피가 새지 않고 팬티에 스며들게 한 것이다. 일회용과 빨아쓸 수 있는 다회용으로 나뉜다. 일회용 생리팬티를 착용한 적이 한번 있는데 버릴 때 정말 큰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아서 매번 사용한다면 엄청난 환경오염이다. 다회용은 입었을 때 면생리대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도톰하게 부피가 있어서 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거나 하면 티가 나고 세척이 어렵다.

4. 탐폰
체내 삽입형 생리대로 이미지에 보이는 하얀색 솜 부분이 흡수체로써 질 안으로 들어가고 실부분이 몸 밖으로 나와있어 이후에 제거할 때 실부분을 잡아당기면 된다. 생리대가 몸 안에서 피를 흡수하기 때문에 물놀이 활동이 가능하며 패드형 생리대와 다르게 냄새가 나지 않는다.
몸 안으로 무언가를 넣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에서는 탐폰 사용도가 낮다. 하지만 인식이 바뀌면서 젊은 세대들은 많이 사용한다. 탐폰을 넣을 때는 생리컵과 다르게 손을 질 안으로 넣을 일이 거의 없다. 간혹 실이 질 안으로 들어가거나 끊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생리량에 따라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것과 적게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탐폰이 있다. 처음에 넣을 때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대형일 경우 피를 다 머금고 나오면 꽤 크다! 외국에 있을 때 어떤 크기인지 제대로 확인 안 하고 넣었는데 넣을 때는 손가락 하나정도였는데 피를 머금은 탐폰을 빼고 나니 거의 손가락 4개만 한 게 나왔다. (애 낳는 줄)
생리량이 많을 때 너무 작은 탐폰을 쓰게 되면 피를 다 흡수한 흡수체가 역할을 못하고 실을 타고 피가 새기도 한다. 반대로 생리량이 적을 때 너무 큰 탐폰을 사용하면 탐폰 제거시 흡수체가 피를 많이 흡수하지 못해 피부를 쓸면서 빠져서 나와 아플 때도 있다.
탐폰은 어플리케이터 있는 경우 플라스틱 같은 게 흡수체를 감싸고 있어 몸 안으로 넣을 때 부드럽게 들어가는 장점이 있지만 플라스틱이 썩는데 100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탐폰의 부작용으로 독성쇼크증후군이 있다.
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분비하는 독성물질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체내형 생리대 특성상 질을 통해 균이 쉽게 유입될 수 있기에 체내형 생리대를 사용하기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4~6시간 간격마다 교체해야 하며 8시간을 넘기면 안된다. 흡수력이 높은 탐폰을 장시간 착용하면 질안이 건조해지거나, 상처가 생기면 더 잘 감염된다.
독성 쇼크 증후군의 초기에는 고열, 근육통, 구토, 설사, 발진, 점막 출혈,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패혈증, 저혈압, 실신, 심정지 등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5. 생리컵
일회용과 세척 후 여러 번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생리컵으로 나뉜다. 컵 전체가 질 중간으로 들어가서 피를 모은다. 의료용 실리콘과 같은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탐폰과 같이 체내 삽입형 생리대의 장점인 냄새가 나지 않고 물놀이와 운동이 가능하다.
권장 교체주기는 4-6시간이지만 최장 12시간으로 굉장히 오랫동안 교체를 안 해도 된다. 교체할 때도 질에서 꺼내서 피를 비우고 물로 살짝 헹군 후 다시 넣으면 되니 환경도 생각하고 탐폰의 장점도 그대로 들고 왔으니 세상에 이런 생리용품이! 싶겠지만. 컵이 생각보다 커서 넣기 어렵다. 생리컵 입구가 넓다 보니 그냥 넣을 수는 없고 접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 나는 넣을 때 살짝 손에 힘이 풀려서 질 입구에서 생리컵이 펴지는 바람에 엄청 아픈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빼는 게 더 어려웠다. 탐폰은 질 안으로 전혀 손이 안 들어가지만 생리컵은 탐폰처럼 몸 밖으로 실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손이 살짝 들어가기도 하는데 세척과정에서인지 내 손이 더러웠는지 생리컵을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질염에 걸렸다. 이때 걸린 질염으로 정말 오래 고생했다.
여러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넣고 빼고 청결하게 쓰는 것이 번거로워 일회용을 사용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편이다. 탐폰보다는 낮지만 마찬가지로 독성쇼크증후군의 위험이 있다.
+ 생리 디스크
생리컵과 거의 비슷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생리디스크는 컵의 형태가 아닌 넓적한 그릇 모양이다. 생리컵은 질 중간에 위치하는 반면 생리디스크는 자궁경부 가까이에서 피를 받기 때문에 질경련이나 방광 압박으로 생리컵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뭘 쓰고 있냐고? 나는 그때그때 다르게 쓴다. 누가 쓰라고 생리대 양껏 생리대로 쓰고 밖에서 활동할 때는 냄새나는 거 싫으니까 탐폰 쓰고, 깨끗하게 잘 관리할 수 있으면 생리컵 쓰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가치관에 맞게 적절한 생리용품을 사용하길 바라며 다양한 생리용품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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